시추천(7)
-
천상병 <귀천> / 태어남이 축복인지 의문이 들 때 / 유명시 추천
귀천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태어난 우리는 반드시 죽어야만 합니다. 이 사실은 내 마음 어딘가를 불편하게 만들어요. 이 땅에 태어남은 축복일까? 의문이 들 때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 위로를 건넵니다. 내가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일까요. 나도 내가 사랑했던 그들과 같이 하늘로 돌아갈 것입니다.
2022.12.07 -
짧은시, 시추천 / 김춘수 <가을 저녁의 시>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가나 보다 차마 다 감을 수 없다는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가나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로움 속에서 물 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살아온 그 누가 죽어가는가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는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보다 - 가을이 끝나가는 요즈음 가장 어울리는 시가 아닐까?
2022.11.11 -
천상병 시인 <난 어린애가 좋다> / 어린이 대공원을 산책하며
난 어린애가 좋다 청상병 우리 부부에게는 어린이가 없다 그렇게도 소중한 어린이가 하나도 없다 그래서 난 동네 어린이들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요놈! 요놈하면서 내가 부르면 어린이들은 환갑 나이의 날 보고 요놈! 요놈한다. 어린이들은 보면 볼수록 좋다 잘 커서 큰일 해다오! 어린이 대공원을 산책하며 천상병 시인의 를 떠올린다. 티 없이 맑은 아이들에게 행복한 세상을 전해줄 수 있길!
2022.11.07 -
가을시, 짧은시 / 조병화 <산책>
가을 길을 거닐다보면 자연스레 시가 하나씩 떠오른다 가을에 어울리는 시 조병화의 산책을 소개한다. 산책 조병화 참으로 당신과 함께 걷고 싶은 길이었습니다 참으로 당신과 함께 앉고 싶은 잔디였습니다 당신과 함께 걷다 앉았다 하고 싶은 나무 골목길 분수의 잔디 노란 밀감나무 아래 빈 벤치들이었습니다 참으로 당신과 함께 누워 있고 싶은 남국의 꽃밭 마냥 세워 푸르기만한 꽃밭 내 마음은 솔개미처럼 양명산 중턱 따스한 하늘에 걸려 날개질 치며 만나다 헤어질 그 사람들이 또 그리워들었습니다 참으로 당신과 함께 영 걷고 싶은 길이었습니다 당신과 함께 영 앉아 있고 싶은 잔디였습니다
2022.11.05 -
영시 소개 / 로버트 프로스트 <가지 않은 길> 한글 번역
잠실에 라이프 사진전을 보러 갔다가 로버트 프로스트의 사진을 마주했다. 그리고 석촌호수를 산책하는 중 그의 시가 떠올랐다. The Road Not Taken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
2022.11.02 -
영시 추천 / 앤 섹스턴 <welcome morning>
포근하고 맑은 아침의 기분을 느끼기 좋은 영시가 있어서 추천해봅니다. 앤 섹스턴(Anne Sexton)의 welcome morning입니다. by Anne Sexton There is joy in all: in the hair I brush each morning, in the Cannon towel, newly washed, that I rub my body with each morning, in the chapel of eggs I cook each morning, in the outcry from the kettle that heats my coffee each morning, in the spoon and the chair that cry “hello there, Anne” each morning..
2022.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