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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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푹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 아름답던 호수공원을 기억한다. 호수가 아름다웠는지 함께한 추억이 아름다웠는지
2022.03.20 -
나태주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워낙에 유명한 시라 그냥 지나치곤 하지만 마치 이 시에서 말하는 풀꽃과 같이 곱씹을 수록 아름다운 시 같다. 자세히보고 오래보면 예쁘고 사랑스러운 시 같다. 오늘도 가까운 주변을 돌아보며 감사와 기쁨을 찾는 하루가 되길:)
2022.03.17 -
푸른밤 나희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 사랑만큼 미묘하고 복잡한 것이 또 있을까 시는 그런 사랑을 잘 표현해내기에 좋다.
2022.03.15 -
그대의 우산 이문조 / 비 오는 날 생각나는 시
비를 맞는 사람에게 살며시 다가가 우산을 씌워준다 누군가에게 우산이 되어준다는 것 참 행복한 일이다 비바람을 막아주는 우산 나도 이 세상 누군가를 위해 몸도 마음도 젖지 않게 해주는 다정한 우산이 되고 싶다 - 오늘 우산을 챙기지 못했는데 갑작스레 내리는 비에 당황하며 서있었다. 그 모습을 보신 근처 슈퍼 아주머니가 선뜻 우산을 빌려주셨다. 집주변도 아니었고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내게 선뜻 우산을 빌려주실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나는 베품을 받았고 다음에 누군가에게 마찬가지로 베풀어 줄 것이다. 감사했습니다. 아주머니 우산 돌려드리러 찾아뵙겠습니다. 비와 관련된 다른 시 https://wer06012.tistory.com/4
2022.03.14 -
나 하나 꽃 피어 / 조동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 날이 많이 풀렸다. 봄이 다가오는 게 느껴진다. 날씨 처럼 차디찬 세상에도 봄이 오면 좋겠다. 나부터 한 걸음 책임감을 가지고.
2022.03.13 -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 정채봉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 무엇을 봐도 생각날 수 있으나 유독 그 사람을 연상시키는 물건이 있는 법이다. 나도 마찬가지일까 나도 누군가에게 물건을 통해 기억되고 있을까 무엇이 나를 연상시킬까 나는 무엇을 연상시킬까
2022.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