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시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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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시, 시추천 / 김춘수 <가을 저녁의 시>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가나 보다 차마 다 감을 수 없다는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가나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로움 속에서 물 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살아온 그 누가 죽어가는가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는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보다 - 가을이 끝나가는 요즈음 가장 어울리는 시가 아닐까?
2022.11.11 -
가을시, 짧은시 / 조병화 <산책>
가을 길을 거닐다보면 자연스레 시가 하나씩 떠오른다 가을에 어울리는 시 조병화의 산책을 소개한다. 산책 조병화 참으로 당신과 함께 걷고 싶은 길이었습니다 참으로 당신과 함께 앉고 싶은 잔디였습니다 당신과 함께 걷다 앉았다 하고 싶은 나무 골목길 분수의 잔디 노란 밀감나무 아래 빈 벤치들이었습니다 참으로 당신과 함께 누워 있고 싶은 남국의 꽃밭 마냥 세워 푸르기만한 꽃밭 내 마음은 솔개미처럼 양명산 중턱 따스한 하늘에 걸려 날개질 치며 만나다 헤어질 그 사람들이 또 그리워들었습니다 참으로 당신과 함께 영 걷고 싶은 길이었습니다 당신과 함께 영 앉아 있고 싶은 잔디였습니다
2022.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