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진 <아트인문학: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법> / 패러다임 전환이 주는 인사이트

2022. 12. 22. 23:11독후감,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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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문학

"너 생각이 나서 가져왔어" INFP에게 이만큼 자극적인 멘트가 또 있을까. 감사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김태진의 <아트인문학>

미술서적들을 많이 읽었다고 할 순 없지만 그동안 읽은 책들과 비교해 볼 때 쉽게 읽히는 편이었다. 

 

책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아는 것의 중요성을 중점으로 굵직하게 서양미술사를 잡아간다. 원근법, 해부학, 명암법 그리고 유화의 발전 등이 소개된다. 원근법을 깨우친 브루넬레스키 덕분에 그림들이 한층 자연스러워지고, 해부학이 발전해 근육의 이해가 높아져 표현이 더 섬세해지고(자신의 해부학적 지식을 자랑하고자 화가들이 누드화를 많이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튜브 물감이 생기면서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기 쉬워진다.

 

나는 책이 소개하는 이 과정을 쭉 따라가며 '통찰력을 갖춘 이들에게 주어지는 기회'를 보게 된다. 통찰력을 갖춘 이들은 기회를 붙잡는다. 어떻게 같은 시대, 같은 환경에서 누구는 패러다임을 뒤집어 버리는가. 그러한 통찰력을 나도 키우고 싶다는 갈망에 불이 붙는다. 

 

<아트인문학>에서 소개된 개념 중 또 흥미로웠던 것이 있다. '누드(nude)와 벌거벗은(naked)'의 구분이다.

당시 그림에는 당연히 누드가 그려져야 한다고 믿었다. 이때의 누드란 현실의 여인이 아니라 고대의 신들처럼 비현실적인 존재를 그린 것이며 또한 조각처럼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이어야 했다. 이러한 장치가 있었기 때문에 관람자들은 부끄럽거나 죄의식을 갖지 않고 그림이 드러내는 관능성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이런 구분을 알고 마네의 그림 <풀밭 위의 점심 식사>를 보면 당시 얼마나 비난을 받았을지. 왜 다른 그림들은 허용되고 마네의 그림은 배척받았는지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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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흥미롭게 읽었지만 사람에 따라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어쩔 수 없이 세계사 특히 교회사에 대한 언급과 이해를 필요로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법을 배울 수 있겠고 서양미술사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한 번쯤 권해볼 책.

아트인문학

 

 

 

 

-책 속의 빛💡

이러한 도약은 대게 기득권에 안주하는 주류가 아닌 비주류 예술가의 손에서 이뤄진다. 그 과정에서 시련은 불가피하다. 길을 찾기 위한 고뇌와 인내는 물론, 때론 견디기 힘든 비난과 멸시를 겪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견뎌낸 그는 결국 미술의 판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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