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시 소개 / 로버트 프로스트 <가지 않은 길> 한글 번역

2022. 11. 2. 15:59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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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은 길

잠실에 라이프 사진전을 보러 갔다가 로버트 프로스트의 사진을 마주했다. 그리고 석촌호수를 산책하는 중 그의 시가 떠올랐다.




로버트 프로스트

The Road Not Taken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가지 않은 길

피천득 역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가지 않은 길

정현종 역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더군요.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 볼 수는 없어
나는 서운한 마음으로 한참 서서
잣나무 숲 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 간 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또 하나의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나은 듯도 했지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하기는 했지만,
 
서리 내린 낙엽 위에는 아무 발자국도 없고
두 길은 그날 아침 똑같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 먼저 길은 다른 날 걸어보리라! 생각했지요.
인생 길이 한번 가면 어떤지 알고 있으니
다시 보기 어려우리라 여기면서도.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 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가지 않은 길

이민정, 장원 역

노랗게 물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여서 두 길을 모두 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오래도록 서서 한 길이 덤불 사이로 굽어지는 곳까지
멀리, 저 멀리까지 내다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길로 나아갔습니다. 똑같이 아름답지만
더 나은 길처럼 보였습니다.
풀이 무성하고 닳지 않은 길이니까요.
그 길도 걷다 보면
두 길은 똑같이 닳을 것입니다.

까맣게 디딘 자국 하나 없는 낙엽 아래로
두 길은 아침을 맞고 있었습니다.
아, 다른 길은 후일을 위해 남겨두었습니다!
길이란 길과 이어져 있다는 걸 알기에,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면서요.

나는 한숨을 쉬며 말하겠죠.
까마득한 예전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로 나아갔고,
그것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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