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켈러 자서전 <사흘만 볼 수 있다면 >독후감 / 일상에서 되찾는 감사

2022. 11. 1. 10:03독후감,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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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만 볼 수 있다면

밀리의 서재를 뒤적거리다가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란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무척 궁금하고 긴장되었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 볼 생각에 두렵고 떨리기까지 했다.

익히 알다시피 헬렌 켈러는 어릴 적 열병을 앓다가 죽을 고비를 넘기나 시각과 청각을 잃게 된다. 책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은 그러한 장애를 겪으며 설리번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스물넷 까지 자란 그녀가 느낀 바 들을 상세하게 적어낸다.  공교롭게도 책을 읽는 나의 나이도 스물 넷이다. 그러나 그 성숙과 깊이가 나와는 심히 다르다.

전반적으로 아름다운 문장들이 많다. 촉감을 풍부하게 표현하며 시각을 잃은 그녀의 상상력이 가미되며 오히려 수려한 문장이 완성된다. 읽다 보면 ‘이 문장이 참 예쁘다’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알게 모르게 힐링..

헬렌 켈러 자서전

그녀는 눈이 보이는 사람들보다 많이 보는 것 같다. 숲을 한 시간 산책하고도 특별한 걸 발견치 못한 친구를 안타까워한다. 우리는 당연하게도 보이는 것들에 얼마나 익숙하다 못해 피로한가.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놀라움을 느꼈다고 할 때 “당신이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어찌 안단 말입니까? 일렁이는 파도를 볼 수도 으르렁거리는 포효를 들을 수도 없잖아요” 하는 말들에 “보았으면 또 들었으면 다 안 것인가, 다 설명한 것인가”하고 답해준다. 본다고 듣는다고 다 알 수는 없다. 이런 면에서 나는 헬렌과 피차일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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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만 볼 수 있다면

그녀의 삶을 통해 고통이 우리를 성숙에 이르게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이 쉬이 단단해지지는 않는다. 그녀는 괴로움 속에서 훌륭한 깊이를 가졌지만 속상한 날도 마음이 무너지는 날도 있었을 것이며 이 책을 쓴 이후에도 눈물 흘리는 나날이 많았을 것이다. 헬렌은 책에서 성경을 자주 인용하는데 나도 한 구절을 인용해본다.  욥기 23:10 말씀이다.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

고난을 겪고 단단해진다면 순금이 아닌 강철 같이 나아갔을 것이다. 순금은 우리가 잘 알듯이 굉장히 무르다. 그러나 정제되고 정결하여짐은 분명하다. 수많은 괴로움을 이겨냈는데도 왜 내 마음은 여전히 연약할까 염려 말자.

나는 이제 내가 마주하는 황금 나뭇잎들의 물결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한아름 눈에 담고 기뻐하지 않을 수 없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책 <사흘만 볼 수 있다면> 가을에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마음에도 빛을 비춰주길 소망한다.


책 속의 빛💡
-그러나 내 삶의 첫 열아홉 달 동안 얼핏 본 푸르고 너른 들판과 빛나는 하늘 그리고 나무와 꽃의 반짝임은 내 안에 있었다. 어둠도 그 한 점 기억마저 앗아갈 순 없었다.

-눈이 보이지 않는 내가 눈이 보이는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하나뿐입니다. 시각이라는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드리는 충고입니다. 내일이면 더는 보지 못할 사람처럼 그렇게, 눈을 사용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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